진단기록 및 병원검사 후기

신경섬유종 1형 진단부터 MRI까지, 내 3개월 기록

신경 섬유종 진단 과정 및 극복 스토리 2025. 5. 21. 20:09

 

신경섬유종 1형 진단부터 MRI까지, 내 3개월 기록

“왜 내 몸에 점이 이렇게 많지?”
처음엔 그냥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늘어나는 느낌이 들면서 문득 불안해졌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기미나 잡티라고 생각했지만, 병원을 방문하고 ‘신경섬유종 1형(Neurofibromatosis type 1, NF1)’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1. 처음 느낀 이상 징후

어릴 적부터 피부에 갈색 반점이 몇 개 있었지만, 그저 태어날 때 생긴 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대 중반쯤, 어느 날 샤워를 하다 보니 등에 이상한 반점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크기도 약간 크고, 색도 조금 더 진해진 듯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밀크 커피색 반점(café-au-lait spots)'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눈에 띄었습니다. 의심이 생겨 결국 피부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 피부과에서 들은 낯선 이름: 신경섬유종

피부과에서 의사 선생님은 제 등을 유심히 관찰하더니 "혹시 가족 중에 피부에 이런 점이 많으신 분 있나요?"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때부터 뭔가 예사롭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정밀 검사를 위해 큰 병원의 피부과를 추천받았고, 거기서 처음으로 '신경섬유종 1형'이라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의사는 6개 이상의 밀크 커피색 반점, 그리고 피부에 생긴 작고 부드러운 결절들을 근거로 NF1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 검사와 MRI 촬영을 권유했습니다.


3. 정보의 부족함 속에서 느낀 불안

진단을 받은 것도 처음 듣는 병명도 저에겐 너무 낯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충격이었던 것은 인터넷에 정보가 너무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의학 논문이나 병원 사이트에 올라온 '정의' 수준의 설명뿐, 실제 환자 경험담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내가 지금 얼마나 심각한 상태일까?”
“앞으로 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질문은 많았지만, 답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4. MRI 촬영과 유전자 검사

이후 대학병원에서 MRI와 유전자 검사를 받았습니다. MRI 촬영은 40분 정도 소요되었고, 전신을 스캔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척추와 두개부를 중점적으로 검사했습니다. 의사는 신경계에 결절이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검사 결과, 다행히 현재로서는 특이한 이상 소견은 없었습니다. 유전자 검사 역시 아직은 결과를 지켜보는 단계라고 했고, 향후 수년간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5. 내가 알게 된 사실들

신경섬유종은 유전질환이지만, 부모 중 누구도 이런 증상이 없을 경우 자발적 돌연변이로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 경우도 가족력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병은 사람마다 증상이 매우 달라서, 심각한 합병증 없이 평생을 지내는 경우도 많다고 했습니다.

또한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건 아니고, 필요 시 수술로 결절을 제거하거나 정기 검진을 통한 추적 관찰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6.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저처럼 이 병에 대해 갑작스레 알게 된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많은 정보가 없어 더 막막했던 시간들 속에서, 누군가의 실제 경험을 접했더라면 조금은 덜 외로웠을 것 같거든요.

신경섬유종은 무서운 병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대로 알고 관리해야만 큰 합병증을 막을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단을 받았다고 너무 겁먹지 마세요. 저처럼 차분하게 하나씩 정보를 정리하고, 필요한 검사를 받고, 정기적인 진료만 잘 받아도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