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은 감정, 그 속에서 나는 왜 이리 지치는 걸까?
“조금 전까지 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울컥했어요.”
“별일 아닌데도 기분이 확 가라앉아요.”
“아침엔 활기찼는데, 오후엔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고요.”
이처럼 감정이 자주, 크게 변하는 상태를 흔히 ‘감정기복’이라고 합니다. 일부는 ‘성격 문제’라고 치부하기도 하고, 일부는 ‘내가 이상한가’라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감정기복은 개인의 기질, 생물학적 민감성, 환경적 경험, 정서조절 능력이 모두 얽힌 심리적 구조입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기복의 원인과 작동 방식, 병리적 경계선, 그리고 감정 안정 훈련법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감정기복이란 무엇인가?
‘감정기복’은 비공식적 용어이지만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서 불안정(emotional instability) 또는 정서 반응성(emotional reactivity)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외부 자극에 대해 감정의 폭이 크고, 빠르게 반응하며, 오래 지속되는 상태입니다.
주요 특징 중 첫번째로는 감정의 상승과 하강이 빠르고 빈번하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감정이 증폭되거나 낙폭이 크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감정을 다스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소한 지적에 눈물이 나거나, 친구의무심한 한마디에 하루 종일 우울해 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2. 감정기복은 왜 생기는 걸까?
감정기복은 단일 원인보다, 다중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합니다.
✅ 1) 생물학적 기질
- 자율신경계의 민감성, 편도체(공포·불안 담당 뇌 부위)의 과활성화 등
- 일부 사람은 선천적으로 정서 자극에 민감하며, 신체적 반응이 더 쉽게 유발 됨.
→ 예: 유사 자극에도 심장이 빨리 뛰거나, 손에 땀이 나고, 불안해지는 경우
✅ 2) 애착 불안과 정서 조절의 실패
- 어린 시절 감정을 적절히 수용받지 못한 경험
→ 불안정 애착(특히 불안형): 타인의 반응에 과하게 의존하고 감정에 휘둘림
→ 감정의 진폭은 커지고, 내면에서 안정시킬 방법을 학습하지 못한 상태
✅ 3) 자기 개념의 취약성
-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은 자기 확신이 낮고, 자기 개념이 흔들림
→ 타인의 말이나 사건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쉽게 변화
→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 “나 너무 한심해”라는 식의 급변이 잦음
✅ 4) 트라우마 또는 스트레스 과부하
- 지속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의 정서 조절 시스템이 피로 또는 과활성화됨
→ 감정이 과장되거나 조절되지 않음
→ “쌓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져요”라는 상태로 이어짐
3. 감정기복과 경계선 성격장애(BPD)의 경계
감정기복이 심하다고 해서 모두 경계선 성격장애는 아닙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패턴이 지속되고, 삶의 기능을 손상시킨다면 진단적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경계선 성격장애(BPD)의 주요 특징으로는 '감정의 격렬한 기복', '극단적인 대인관계 (이상화 ↔ 폄하 반복)', '만성적인 공허함', '자해 또는 충동적 행동', '강한 유기 불안(버림받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 등이 있습니다.
→ 감정기복이 관계 파괴, 충동 조절 실패, 극단적 반응으로 연결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기질이 아니라 심리적 장애의 양상일 수 있습니다.
4. 감정기복을 조절하기 위한 심리 전략
✅ 1) 감정 추적 일지 작성
→ 하루 동안의 감정 변화를 기록하며, 감정 유발 사건-반응-지속 시간을 파악
→ “나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감정이 요동치는가?”를 자각함으로써 통제 가능성이 생김
✅ 2) 감정과 생각을 분리하는 훈련
→ “그 말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 그 말 = 자극, 기분 = 반응
→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인식하고, 자동 반응을 조절하는 훈련
✅ 3) 감정의 유효성과 일시성을 받아들이기
→ “내 감정이 틀렸거나 비정상인 게 아니라, 그냥 지나가고 있는 현상일 뿐”
→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고,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습
✅ 4) 디스트레스 허용 훈련 (Distress Tolerance)
→ 감정이 격해질 때, 즉각 반응 대신 감각 자극 또는 전환 행동으로 감정이 가라앉을 시간을 줌
예: 손에 얼음 쥐기, 팔 흔들기, 냉수로 세수하기 등
→ DBT(변증법적 행동치료)의 대표적 기법
✅ 5) 정기적 루틴과 자기 돌봄
→ 수면, 식사, 운동, 호흡 등 기초적 생활 리듬이 불안정하면 감정도 쉽게 흔들린다
→ 특히 운동은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됨
5. 마무리: 감정이 요동친다고, 당신이 잘못된 건 아니다
감정은 통제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동행해야 할 신호입니다.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은 단순히 ‘예민한 성격’이 아니라,
더 섬세하고, 더 강하게 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내면을 조율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 감정의 격랑은 나를 흔들 수 있지만,
✔ 그 파도를 타는 법을 익히면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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